태백 당골광장서 만난 굿 윌 헌팅

태백 당골광장서 만난 굿 윌 헌팅
칠월 말, 태백산국립공원 내 당골광장에 마련된 노천극장에서 10일간 진행되는 '2026 쿨 시네마 페스티벌'이 열렸다. 이 행사에서는 화요일 저녁 상영작으로 1997년작 영화 굿 윌 헌팅이 상영되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당골광장은 겨울철 눈축제의 중심지로 잘 알려져 있으나, 여름에는 야외 영화 상영 공간으로 변신한다. 행사장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태백시의 평균 해발고도 900미터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어, 고지대 특유의 서늘한 기운을 예고했다.
광장에는 초록색 매트 위에 분홍, 파랑, 회색의 빈백이 촘촘히 배치되어 관객들이 편안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되었다. 야외무대 옆에는 축제 포스터가 부착된 파란색 에어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행사 천막과 팝업 텐트가 곳곳에 자리해 다양한 편의시설을 제공했다.
먹거리존에서는 문곡소도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운영하는 다양한 간식들이 판매되었다. 납작한 포, 팝콘, 청포도 슬러시, 문어발, 쥐포, 아귀포, 쫀드기, 생맥주 등이 5,000원 균일가로 제공되어 관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관객들은 빈백에 몸을 맡기고, 치킨과 팝콘을 곁들여 야외 영화 관람의 특별한 분위기를 만끽했다. 특히 치킨은 노천극장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으로 여겨졌다. 다만, 음주가 어려운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저녁 8시가 가까워지자 하늘은 보랏빛으로 물들었고, 스크린에는 상영 안내 문구가 선명히 나타났다. 영화가 시작되자 29년 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고요한 밤공기 속에서 더욱 빛나는 장면들이 펼쳐졌다. 관객들은 랜턴 불빛 아래 각자의 자세로 누워 영화를 감상하며, 당골골짜기가 하나의 거대한 야외극장으로 변모한 모습을 경험했다.
당골이라는 지명은 이 골짜기에 신당이 있었던 데서 유래했으며, 하늘에 제를 올리던 천제단으로 오르던 길목이다. 겨울에는 눈축제의 무대가 되고, 여름에는 노천극장으로 활용되는 등 계절마다 다양한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밤이 깊어질수록 기온은 급격히 내려가, 해발 900미터의 고지대임을 실감케 했다. 얇은 옷차림으로 참석한 관객들은 서늘한 바람에 몸을 웅크리며 담요나 겉옷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랜턴 불빛이 흔들렸고, 행사장을 떠나는 길에는 낮의 더위가 사라진 서늘한 공기가 감돌았다. 오천 원짜리 간식과 함께한 이 야외 영화 관람은 태백의 여름을 특별하게 보내는 방법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내년에도 이곳 당골광장에서 어떤 영화가 상영될지 기대를 모으며, 관객들은 얇은 패딩을 챙겨 다시 방문할 것을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