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황영조기념공원, 2500년 역사를 품은 완주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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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황영조기념공원, 2500년 역사를 품은 완주의 의미

삼척 황영조기념공원, 2500년 역사를 품은 완주의 의미

강원도 삼척시 동해안 근덕면 초곡리에 자리한 황영조기념공원은 한 번의 완주에 담긴 깊은 역사와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장소입니다. 이곳은 바다 바람이 파도를 몰고 와 하얗게 부서지는 작은 어촌 마을의 언덕 위에 위치해 있으며, 잔디밭 중앙에는 지구를 딛고 두 주먹을 하늘로 뻗은 황영조 선수의 결승선 순간을 형상화한 청동상이 서 있습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황영조 선수의 이야기는 이 기념공원에서 생생히 전해집니다. 등 뒤로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이 작은 어촌에서 자란 소년이 세계를 제패하기까지의 시간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기념관 내부의 세계제패관 전시실에는 황영조 선수의 트로피와 상장들이 진열되어 있으며, 그의 신체 능력을 보여주는 수치들도 함께 소개되어 있습니다. 최대 산소 섭취량이 체중 1킬로그램당 100밀리리터를 넘고, 안정 시 심박수가 분당 42회에 불과했던 그의 신체 조건은 그가 ‘인간 기관차’라 불린 이유를 설명합니다.

황영조 선수의 성장 배경도 인상적입니다. 아버지는 어부, 어머니는 해녀였으며, 어린 시절 어머니가 물질하는 모습을 따라가며 숨을 참는 경험이 그의 폐활량을 키웠습니다. 학교까지 먼 거리를 비포장 바닷길을 걸어 다니며 자란 그는 처음부터 마라토너를 꿈꾸지 않았지만, 바다와 산자락에서의 생활이 그의 인내와 체력을 다져주었습니다.

전시실 한쪽에는 기원전 6세기경 그리스 코린트에서 제작된 청동 투구 복제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투구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손기정 선수에게 수여된 원본의 복제품으로, 황영조 선수와 손기정 선수 모두 8월 9일에 마라톤에서 우승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마라톤의 기원은 기원전 490년 그리스 아테네 인근 마라톤 벌판에서 페르시아군을 막아낸 전령이 승전 소식을 전하기 위해 달렸다는 전설에서 시작됩니다. 이 이야기는 후대에 다듬어진 전설로 보이나, 한 사람이 자신의 몸을 다해 무언가를 전한다는 성실함이 마라톤의 본질임을 상징합니다.

근대 올림픽에서 마라톤은 1896년 아테네 대회에서 부활했으며, 당시 우승자는 그리스의 스피리돈 루이스였습니다. 황영조 선수는 1992년 바르셀로나 몬주익 언덕에서 2시간 13분 23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세계를 제패했습니다. 그의 완주는 마라톤 벌판의 전령, 손기정 선수, 그리고 초곡리 바닷가 소년의 시간이 하나로 이어진 결과입니다.

기념관을 나서 언덕 아래 초곡항을 바라보면, 방파제 끝의 흰 등대와 작은 어선들이 평화롭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판이 얹힌 지붕과 짙은 솔숲이 어우러진 이곳은 세계적인 마라토너의 고향임에도 조용하고 평화로운 풍경을 자아냅니다.

이 조용함 속에서 바다와 비탈길이 황영조 선수의 꿈과 다리를 만들었으며, 그의 출발점이자 도착지인 이 항구는 마라톤의 깊은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방파제 위로 갈매기가 낮게 날고 파도는 변함없이 자리를 두드리며, 한 사람이 이 바다에서 출발해 세계를 돌고 다시 돌아온 이야기를 전합니다.

황영조기념관은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근덕면 초곡길 176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은 마라톤과 그 역사, 그리고 한 사람의 도전과 성취를 느낄 수 있는 뜻깊은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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