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곡역서 피어난 태백 AI

2026년 10월 13일 화요일, 태백시 상장동의 문곡역1962에서 2026년 태백 AI 실천 지역주민 포럼이 열렸다. 한국여성수련원의 지역밀착 AI실천 아카데미에서 우수 교육생으로 선정된 4명이 교육 과정에서 배운 내용과 직접 만든 결과물을 지역 주민들에게 소개하는 자리였다.
포럼이 열린 날 문곡역 앞에는 발표자 4명의 이름을 담은 배너가 각각 설치됐다. 배너에 표시된 QR코드를 휴대전화로 인식하면 발표자들이 만든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옛 맞이방 안에서는 승강장으로 이어지는 문 위에 남아 있는 ‘타는 곳’ 표지가 철도역의 흔적을 보여줬고, 창밖으로는 선로와 붉게 물들기 시작한 비탈이 함께 보였다.
지역에 새로운 키워드를 더하다
포럼의 첫 순서는 더웨이브컴퍼니 최지백 대표가 맡았다. 발표 주제는 지역에 새로운 키워드를 불어넣는 법이었다. 지역에 이미 존재하는 자원과 이야기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를 실제 활동과 일로 연결하는 내용을 다뤘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AI 기술을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 지역의 행사 정보와 일상, 오래된 캐릭터, 어린이의 상상력, 창업과 새로운 일자리 구상처럼 서로 다른 분야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했다.
흩어진 태백 행사를 한곳에
오후 3시 30분에는 AI로 연결하는 태백의 행사와 일상, 이번주태백 발표가 이어졌다. 이번주태백의 출발점은 2019년부터 한 사람이 만들어 공개해 온 ‘태백 문화 달력’이었다. 여러 곳에 흩어진 태백의 행사 소식을 한곳에 모으는 작업을 AI와 나누는 방식으로 발전시켰다.
AI는 행사 정보의 초안을 작성하는 과정에 활용됐다. 다만 일정에서 가장 중요한 날짜와 장소는 발표자가 직접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AI의 도움을 받더라도 지역 주민들이 실제로 이용하는 정보의 정확성을 사람이 다시 점검하는 방식이었다.
기술이 반복 작업을 거들고, 사람은 날짜와 장소를 확인하는 역할을 맡는 구조가 발표의 핵심이었다. 2019년에 시작한 지역 문화 정보 정리가 AI 활용과 만나면서 태백의 행사와 일상을 연결하는 사례로 소개됐다.
사신 캐릭터와 태백 여행의 결합
이지영 대표는 약 20년 전 대학 시절 직접 그렸던 사신 캐릭터를 다시 꺼냈다. 동청룡, 서백호, 남주작, 북현무로 구성된 네 수호신을 AI를 활용해 새롭게 구현한 결과를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AI는 원작과 전혀 다른 캐릭터를 새로 만드는 용도가 아니었다. 장면이 바뀌어도 원작 캐릭터의 얼굴과 특징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활용됐다. 오래전에 만든 그림의 성격을 지키면서 여러 장면으로 확장하는 방식이었다.
네 수호신 캐릭터는 여행 구상으로도 이어졌다. 문곡역1962를 출발해 용연동굴까지 돌아보는 반나절 일정이 마련됐고, 문곡역1962는 이 여행의 출발점으로 설정됐다. 캐릭터 제작과 지역 관광 동선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한 사례다.
두 발표가 끝난 뒤에는 이지영 대표와 최지백 대표, 이번주태백 발표자가 나란히 앉아 질문을 받았다. 객석에서는 AI가 일상과 업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
주민과 공무원이 함께한 포럼
이날 객석에는 약 20명이 자리했다. 삼척 도계에서 찾아온 참석자와 태백시 공무원도 포럼을 지켜봤다. 행사 정원은 30명이었으며, 평일인 화요일 오후 3시에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문곡역의 옛 맞이방에서 발표 내용을 듣고 질의응답에 참여했다. 발표자들이 각자의 활동에 AI를 적용한 과정과 결과를 공개하면서 객석과 발표석 사이에서는 지역 생활과 업무에서의 AI 활용을 주제로 대화가 이어졌다.
아이들의 상상을 그림책으로
2부에서는 전메주 선생님이 어린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만드는 과정을 소개했다. 그림책의 주인공과 줄거리는 아이들이 정하고, AI는 아이들의 생각을 넓히거나 그림을 구체적인 모습으로 표현하는 일을 돕는 방식이었다.
현장에서 소개된 책은 구문소 도깨비와 사라진 돌문이었다. 태백의 구문소를 배경으로 삼아 아이들이 바라본 지역 공간과 도깨비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풀어냈다. 어린이들이 이야기의 중심을 만들고 AI가 표현 과정을 지원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지역의 아이들이 자신들이 사는 곳을 소재로 생각하고, 만들고, 완성된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이 한 권의 그림책에 담겼다. 구문소라는 익숙한 지역 명칭은 어린이의 상상 속에서 도깨비가 사는 공간으로 표현됐다.
태백의 다음 자원을 찾는 구상
송대섭 대표는 태백의 ‘다음 자원’을 찾아온 25년의 활동을 소개했다. 발표에서는 태백닭갈비와 관련한 상표 10건과 특허 2건, 전기자동차 도시 구상 등이 차례로 언급됐다.
현재 준비 중인 내용으로는 창업과 창직을 지원하는 플랫폼 태백 넥스트마인이 제시됐다. 지원사업을 찾고 사업계획서 작성을 돕는 플랫폼으로 구상됐다. 지역에서 새로운 사업과 일을 준비하는 과정에 필요한 지원 정보를 연결하는 내용이다.
2부 발표가 끝난 뒤에는 전메주 선생님과 송대섭 대표, 최지백 대표가 함께 질문을 받았다. 어린이 그림책 제작부터 창업과 창직 구상까지 서로 다른 발표가 이어졌지만, 지역 안에서 배우고 결과물을 만들며 주민들과 공유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석탄을 나르던 역의 새로운 역할
포럼 장소인 문곡역은 1962년부터 열차가 정차했던 역이다. 현재 명칭인 문곡역1962의 숫자는 역이 문을 연 해를 뜻한다. 석탄 산업이 활발하던 시기에는 하루 2천 톤이 넘는 석탄을 실어 냈으며, 역 주변의 남부마을은 광부 사택촌이었다.
탄광 산업이 줄어들면서 문곡역의 여객 취급은 2009년 중단됐다. 이후 이지영 대표가 역의 역사를 새롭게 정비해 2024년 가을 문곡역1962로 다시 문을 열었다. 현재 열차는 문곡역 앞을 지나가지만 정차하지 않는다.
과거 석탄과 승객이 오가던 공간은 이날 AI 활용 사례를 주민들과 나누는 포럼 장소가 됐다. 승강장 방향의 ‘타는 곳’ 표지와 선로가 옛 역의 기능을 보여주는 가운데, 맞이방 안에서는 지역의 문화와 관광, 교육, 창업을 주제로 한 발표가 진행됐다.
배움이 지역의 결과물로 이어지다
이번 포럼은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4명이 지역밀착 AI실천 아카데미에서 배운 내용을 주민 앞에 내놓는 자리였다. 발표 준비와 결과물 제작, 현장 공유까지 이어진 과정에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다.
발표 주제는 태백 행사 정보 정리, 사신 캐릭터와 여행 코스, 어린이 그림책, 창업과 창직 플랫폼으로 다양했다. 각 발표자는 자신의 기존 활동에 AI를 연결했고, 최지백 대표는 지역의 자원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실제 활동으로 잇는 방법을 제시했다.
두 시간 동안 진행된 포럼은 교육에서 얻은 배움을 개인의 경험에만 두지 않고 지역 주민과 공유한 현장이었다. 문곡역1962의 역사적 공간에서 네 명의 발표자가 만든 결과물이 공개됐고, 참석자들은 질문을 통해 AI가 지역의 일상과 업무에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