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을 품은 가죽 키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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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을 품은 가죽 키링

태백의 한 공방에서 지역의 대표적인 풍경을 손바닥만 한 가죽 작품으로 옮기는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열렸다. 엄미경 씨가 운영하는 또바기 공방에서는 ‘태백산 능선을 품은 가죽 키링 만들기’ 시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태백산 능선을 사진으로 살펴보고, 저마다 기억하는 산의 모습을 한 줄의 선으로 표현했다. 이어 가죽을 재단하고 바느질해 키링을 완성했다. 공방 안에서는 도구를 다루는 진지한 손길과 참가자들이 나누는 대화와 웃음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지역 예술인의 아이디어를 시민 프로그램으로

이번 프로그램은 문화재단의 기초재단 협력사업 스타트업으로 운영됐다. 태백에서 활동하는 지역 예술인이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실제 현장에서 운영해 보는 사업이다.

예술인이 보유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수업으로 구체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기획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을 직접 만나 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수업 구성과 운영 가능성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과정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에게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시험해 볼 기회가 되고, 시민에게는 지역 예술인의 작업을 가까이에서 접하며 직접 작품을 만드는 시간이 마련됐다.

세 차례에 걸쳐 만나는 시민들

엄미경 씨가 기획한 프로그램의 명칭은 태백산 능선을 품은 가죽 키링 만들기다. 참여 대상은 회차마다 다르게 구성됐다.

  • 가죽공예 동아리 회원
  • 다문화센터 회원
  • 여성단체 회원

프로그램은 이들 참여자와 각각 한 차례씩 만나 총 3회 진행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한 회차의 운영 시간은 2시간이다. 서로 다른 시민들이 같은 태백산을 주제로 가죽공예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태백산을 하나의 선으로 그리다

수업은 참가자들이 기억하는 태백산의 모습을 떠올리는 데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태백산 능선 사진을 함께 살펴보며 자주 보아 온 풍경과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산의 모습을 이야기했다.

이어 태백산을 하나의 선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생각하는 과정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기억하는 능선의 형태를 가죽 위에 옮겼다. 같은 태백산을 소재로 삼았지만, 각자가 떠올린 산의 인상과 기억이 달라 가죽 위에 그려진 선도 저마다 다른 모습을 보였다.

태백산 능선은 키링의 외형을 만드는 도안인 동시에 참가자가 기억하는 지역의 풍경을 나타내는 핵심 요소가 됐다. 완성된 키링에는 태백산의 모습과 이를 표현한 사람의 기억이 함께 담겼다.

재단부터 바느질까지 직접

태백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뒤에는 가죽 키링을 만드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능선 도안을 가죽에 그린 다음 형태에 맞춰 재단했다.

  1. 태백산 능선 도안을 가죽 위에 그린다.
  2. 도안에 따라 가죽을 재단한다.
  3. 크리저로 선을 눌러 형태를 살린다.
  4. 목타를 이용해 바느질할 구멍을 낸다.
  5. 새들스티치 방식으로 가죽을 한 땀씩 꿰맨다.
  6. 토코놀을 사용해 가죽 단면을 매끄럽게 다듬는다.
  7. 키링 부자재를 달아 작품을 완성한다.

재단과 선 작업, 구멍 내기, 바느질, 단면 마감, 부자재 부착까지 각 단계가 차례로 진행됐다. 처음 접하는 도구가 있는 참가자에게는 엄미경 씨가 사용 방법을 하나씩 안내했다. 참가자들은 설명에 따라 도구를 익히며 작업을 이어갔다.

집중과 웃음이 함께한 공방

작업이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가죽 위로 고개를 숙인 채 손끝에 집중했다. 바늘을 잡고 한 땀씩 꿰매는 모습은 진지했지만, 참가자 사이에서는 대화와 웃음이 계속됐다.

정해진 순서에 따라 같은 재료와 도구를 사용했어도 완성품은 모두 같지 않았다. 각자가 표현한 능선의 선과 손으로 다듬은 모양이 달랐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같은 지역 풍경을 공유하면서도 자신이 기억하는 태백산을 각기 다른 가죽 키링으로 완성했다.

하나의 태백산이 참가자의 기억과 손길을 거치며 서로 다른 작품으로 만들어진 점이 이번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가죽공예라는 제작 과정과 태백의 풍경이라는 지역 소재가 한 작품 안에서 맞닿았다.

완성한 작품과 태백산 이야기

수업을 마친 뒤에는 참가자들이 완성한 키링을 서로 살펴보는 시간이 이어졌다. 자신이 표현한 태백산의 모습과 제작 과정에서 느낀 점도 함께 나눴다.

각 작품에는 태백산 능선을 바라본 개인의 기억이 반영됐다. 참가자들은 직접 만든 키링을 가져가며 두 시간 동안 이어진 가죽공예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번 시범 프로그램은 지역 예술인이 직접 구상한 시민 참여형 수업을 현장에서 운영하고, 시민들이 태백의 풍경을 손으로 표현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태백산 능선은 사진 속 풍경에 머물지 않고 가죽 위의 선이 됐으며, 재단과 바느질을 거쳐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키링으로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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