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문소 용축제, 전통과 신비의 축제 현장

구문소 용축제 현장 풍경
2026년 제12회 구문소 용축제가 태백시 구문소 일대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첫날인 토요일 아침,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속에서도 많은 주민과 관광객이 행사장을 찾았다. 구문소 옆 도로 굴 앞에서 용 두 마리가 마을 길을 따라 행렬을 이루며 등장하는 모습은 축제의 하이라이트였다.
굴 옆 바위에는 둥근 구멍이 뚫려 있어 그 너머로 건너편 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비가 잠시 멈춘 틈을 타 용을 든 사람들이 구멍 아래로 걸어 나왔다. 제관 세 명이 앞장서 걷고, 그 뒤를 농악대가 따르며 노란 용과 파란 용이 도로 한 차선을 차지하며 행렬을 이뤘다. 행렬에 참여한 이들은 비 온 뒤 미끄러운 아스팔트 위를 조심스럽게 걸으며 축제의 흥을 돋웠다.
전통 의식과 용신제
구문소 촌장은 흰 한복에 머리띠를 두르고 어깨 춤을 추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용 머리는 굵은 장대 두 개에 얹혀 여러 사람이 어깨로 받쳐 행렬을 이끌었으며, 비늘을 그린 노란 천이 사람들 머리 위로 길게 펄럭이며 지나갔다. 행렬은 구문소 관광단지까지 이어졌고, 무대 앞에서는 농악대가 원을 그리며 공연을 펼쳤다.
무대 뒤 대형 화면에는 '2026 제12회 구문소 용축제'라는 문구가 크게 떠 있었다. 제관들은 잔디밭으로 이동해 용신제를 올렸다. 수박, 사과, 배, 대추 등 다양한 과일이 제상에 올려졌고, 병풍에는 한시가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용신제는 마을을 수호하는 두 용에게 바치는 전통 제사로, 금관을 쓴 제관이 축문을 읽으며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구문소의 전설과 역사
구문소라는 이름은 '구멍 뚫린 소'에서 유래했으며, 황지에서 내려온 물이 석벽을 뚫어 깊은 못을 만들었다는 자연적 설명과 함께, 백룡과 청룡이 낙동강을 두고 싸우다 백룡이 벽을 뚫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날 행렬에 등장한 두 용은 이 전설 속 용을 상징한다.
한편, 행렬이 지나간 굴은 자연이 아닌 1937년에 석탄 운반을 위해 인공적으로 뚫은 터널이다. 오후가 되면서 날씨가 맑아지자 방문객들은 용궁탐험 체험에 참여했다.
용궁탐험 체험과 신비로운 구문소
용궁탐험은 마을 방범대의 봉사로 운영되며 참가비는 3,000원으로 저렴하다. 참가자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고무보트에 올라 구문소 아래로 들어갔다. 절벽 아래 흰 바위에는 '오복동천 자개문'이라는 한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자시에 용궁으로 통하는 문이 열린다는 뜻이다.
보트가 구문소 아래로 들어가자 위쪽 바위가 지붕처럼 굽어 하늘이 두 조각으로 나뉘어 보였다. 이 모습은 마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며, 현실과 신비로운 세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맑고 푸른 하늘 아래 구문소 관광 전망대에서는 관광객들이 탐험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처럼 구문소 용축제는 전통과 신비가 어우러진 축제로, 지역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