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견딘 도계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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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견딘 도계 느티나무

삼척 도계리에서 만나는 천년의 나무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도계읍에는 오랜 세월 마을과 함께해 온 삼척 도계리 긴잎느티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도계중학교와 도계정보산업고등학교 맞은편에 있는 이 나무는 삼척을 대표하는 오래된 나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거대한 줄기와 사방으로 뻗은 가지가 공원 풍경의 중심을 이루며, 가까이 다가갈수록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흔적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가을이 깊어지기 전에는 잎 전체가 붉고 노랗게 물들지는 않았지만, 나뭇잎 곳곳에서 계절의 변화가 조금씩 나타난다. 한 번에 화려하게 변하기보다 천천히 가을빛을 입어 가는 모습이다.

천연기념물 제95호의 규모

삼척 도계리 긴잎느티나무는 천연기념물 제95호로 지정돼 있다. 현장 표지판에 따르면 나무의 높이는 약 24.5미터이며, 가슴높이에서 측정한 줄기 둘레는 9.3미터에 이른다. 수치만으로도 규모가 크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굵은 줄기와 넓게 펼쳐진 가지가 더욱 웅장한 인상을 전한다.

구분내용
명칭삼척 도계리 긴잎느티나무
지정 현황천연기념물 제95호
높이약 24.5미터
줄기 둘레가슴높이 기준 9.3미터
주변 시설도계중학교와 도계정보산업고등학교

이 나무는 오래전 도계중학교 운동장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도 학교와 마주한 자리를 지키고 있어 지역의 역사와 교육 공간이 한 풍경 안에서 이어진다. 나무 주변에 조성된 공원에서는 책가방 모양의 쉼터도 볼 수 있다. 학교 앞이라는 장소의 특징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시설이다.

화재와 태풍을 견딘 흔적

긴잎느티나무가 오늘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여러 시련이 있었다. 현장 안내 내용에 따르면 1986년 화재로 나무줄기가 불에 탔고, 1987년에는 태풍 피해로 굵은 가지가 부러졌다. 이후 2018년 긴잎느티나무 정비 과정에서 줄기 안쪽의 공동이 드러나 현재와 같은 형태를 이루게 됐다.

줄기 아래에서 위쪽까지 이어지는 상처와 속이 드러난 부분은 나무가 견뎌 온 시간을 그대로 보여준다. 부러질 위험이 있는 가지에는 지지 시설이 설치돼 있다. 화재와 강풍으로 큰 손상을 입었음에도 굵은 줄기와 남은 가지가 유지되고 있어 천연기념물다운 위용은 여전하다.

줄기에는 벌 또는 근주, 수혹이라고 불리는 덩어리 형태도 눈에 띈다. 불규칙하게 솟은 표면과 깊게 팬 나무의 내부가 어우러지면서, 매끈한 나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외형을 만든다. 상처를 감추지 않은 줄기 자체가 도계리 긴잎느티나무의 긴 세월을 보여주는 기록처럼 남아 있다.

마을의 안녕을 기원한 성황목

삼척 도계리 긴잎느티나무는 규모와 수령뿐 아니라 마을에 전해지는 이야기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예부터 주민들은 이 나무를 마을의 성황목으로 여겨 왔다.

현장 표지판에는 일제강점기에 긴잎느티나무 대신 다른 나무를 성황목으로 바꾸려 하자, 긴잎느티나무가 화를 내 천둥과 번개가 쳤기 때문에 교체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기록돼 있다. 이는 도계리 주민들이 긴잎느티나무를 얼마나 특별한 존재로 받아들여 왔는지를 보여주는 지역 설화다.

이 같은 전통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음력 2월 15일에는 도계 영등제가 열리며, 주민들은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한다. 긴잎느티나무는 오랜 자연유산인 동시에 도계리의 공동체 기억과 전통이 이어지는 장소인 셈이다.

가을빛이 번지는 공원 풍경

나무가 자리한 공원에서는 긴잎느티나무 주변을 천천히 걷는 주민과 방문객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무를 올려다보거나 굵은 줄기 주변을 둘러보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일부는 공원에서 잠시 쉬며 계절의 변화를 살핀다.

완전한 단풍에 이르기 전의 긴잎느티나무는 초록빛 사이로 가을색을 조금씩 드러낸다. 화려한 단풍만을 앞세운 풍경과 달리, 계절이 넘어가는 과정을 차분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학교와 공원, 오래된 나무가 한 공간에 놓이면서 도계읍의 일상적인 풍경에도 깊이를 더한다.

멀리서 바라보면 거대한 수관이 공원을 넓게 감싸고, 가까이에서는 화재와 태풍이 남긴 흔적이 세밀하게 보인다. 보는 거리에 따라 전체적인 웅장함과 줄기의 오래된 상처가 번갈아 부각된다. 붉고 노란 단풍이 짙어지는 가을뿐 아니라 흰 눈이 쌓이는 겨울에도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을 보여줄 수 있는 장소다.

도계리 긴잎느티나무 장소 정보

삼척 도계리 긴잎느티나무는 도계중학교와 도계정보산업고등학교 맞은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근 도계중학교는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도계읍 도계느티로 24에 자리한다.

이곳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거목의 규모와 자연재해를 견딘 흔적, 마을 성황목에 얽힌 이야기,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공원 풍경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천년의 시간을 품은 나무가 학교와 마을을 마주한 채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삼척 도계 지역의 역사와 일상을 이해할 수 있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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